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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교회력과 절기와 색깔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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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과 절기와 색깔

본 내용은 대한성공회출판부에서 1998년 5월 발행한 책 <우리 믿음 바로 알기(김진만 저)>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준 대한성공회출판부에 감사드립니다.


교회에는 교회력이 있고, 교회가 지키면서 신앙생활의 매듭으로 삼는 교회의 절기가 있다. 그것은 반드시 세상의 달력이나 계절과 일치하지 않는다. 세상에서는 12월로 한 해가 마감되고 정월 초하루부터 새해를 시작한다. 또 절기마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예식을 따라서 제단보나 사제들의 제복의 색깔이 바뀌는 관례가 있다. 이러한 관례는 교회의 전통을 중시하는 정도에 따라서 교회마다 조금씩 다르게 지킨다.

1) 교회의 한 해는 대림절 수일로 시작한다. 서방 교회에서는 성 안드레아 기념일 (11월 30일)에 제일 가까운 주일이 대림절 수일이고, 4주 후에 성탄절을 맞는다. 예수님이 오시는 것을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준비한다. 이 기간에는 성찬식 때 영광송을 부르지 않고, 보통은 결혼식도 삼간다. 사제는 참회하는 뜻으로 자색 제복을 입는다. 한국 성공회에서는 대림절을 전후해서 교회 위원회 위원을 선거한다.

2) 성탄절과 공현절이 그 다음 계절이다. 성탄절 및 예수님과 관련된 모든 기념일에는 백색 제의를 입는다. 때로는 장례식에도 백색 제의를 입는 수가 있다. 교인의 죽음은 마냥 슬퍼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 곁으로 옮겨가는 환희의 행로라는 생각에서이다. 공현절은 1월 6일에 기념하고, 그로부터 재의 수요일로 시작하는 사순절까지 공현 후 주일을 지킨다. 공현절의 색깔은 생명을 상징하는 녹색이다.

3)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 전야까지 참회의 계절이다. 금식하고 극기의 40일을 지낸다. 제복 색깔은 물론 자색이다. 결혼식도 올리지 않는다.

4) 부활절은 예로부터 그 계산법에 혼동이 있었으나, 325년 니케아 공의회의 결정을 따라서 춘분 후 첫 보름이 지난 주일에 지킨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3월 22일부터 4월 25일 사이에 맞는다. 부활절은 교회의 축일 중의 대 축일이다. 다른 모든 기념일이 부활절을 중심으로 정해진다.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5) 부활 후 5주를 지내면 승천절이 오고, 승천 주일 다음 주일은 성령 강림 주일이다. 성령 강림절에는 적색을 쓴다. 전통적으로 견진과 성직 서품식, 그리고 순교한 성인들 기념일에도 적색을 쓴다.

6) 성령 강림 이후에는 대림절 전야까지 성령 강림 후 주일들을 지킨다.

그래서 교회는 대림절로 시작해서 성탄절, 공현절, 사순절, 부활절, 성령 강림절을 거쳐서 다시 대림절을 맞을 때까지로 한 해를 보낸다. 장례식과 성 금요일에는 흑색 제의를 입는 것이 전통이다. 그러나 장례식에 흑색 대신에 백색 제의를 입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영국 성공회에서는 종교 개혁 때 성직자들의 제복과 교회의 일체의 치장을 금하게 되어서 그 후 19세기 중반 옥스포드 운동까지, 사제들은 수수한 검정 옷을 입고 예배를 보았다. 제대도 식탁으로 보고 제대보나 휘장을 없앴다. 한국 성공회는 아직도 옥스포드 운동의 영향을 간직하고 제복과 색깔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