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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어나 가자(부활5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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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5주 화요일

(사도14:19-28 / 요한 14:27-31)

 

자, 일어나 가자!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운동경기에 종종 듣는 중국 국가 멜로디 기억나십니까? 저는 오랫동안 중국에서 지내서 그런지 중국 국가가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이 노래는 ‘의용군 행진곡(义勇军进行曲)’으로 1935년 만들어진 곡이며 영화 ‘풍운아녀(风云儿女)’의 주제가였습니다. 이 노래 가사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起来起来! 起来!  일어나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我们万众一心           우리 모두 일치단결하여

冒着敌人的炮火       적의 포화를 뚫고

前进                         전진하자

冒着敌人的炮火       적의 포화를 뚫고

前进 前进 前进 进。전진 전진 전진 전진하자.

 

아시다시피 당시 중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서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많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조국을 수호하기 위하여 분연히 떨쳐 일어날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난을 앞두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고 최후의 만찬을 하면서 마지막 말씀을 하시는 내용 중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평화와 차원이 다른 참 평화를 말씀하시면서 이 세상의 권력자도 당신을 결코 이길 수 없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은 성부 하느님이 명하신 이 평화를 반드시 알리고 실천하실 거라고 하시면서 제자들에 “자, 일어나 가자”(14:31)라고 말씀하십니다.

공동번역에는 “자, 일어나 가자!”, 영어성경에는 “Rise, let us go from here.”, 중국어성경에는 “起来,我们走吧!”라고 되어 있는데, 그 중 저에겐 중국어 성경의 표현이 더 비장하고 결연한 느낌으로 와 닿았습니다. 제자들에게 “자, 일어나 가자”라고 하시는 30대 초반의 나사렛 청년 예수의 목소리에서 젊은 의용군들이 적의 포탄을 뚫고 용감하게 전진하는 그런 용맹스러운 모습과 겹쳐져서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자, 일어나 가자!”라는 청년 예수의 음성은 2000년이 넘게 시대를 관통해 오며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무수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로 보면 그칠 줄 모르는 예수운동의 원동력이 되는 힘찬 전진의 음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들은 사도 바울의 활동은 그러한 예수운동의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사도 바울은 유대인들이 그를 돌로 쳐 성 밖으로 끌어냈지만 깨어나서 다시 예수를 증언하러 여러 도시로 전진하고 또 전진했습니다. 그와 바르나바는 각 도시를 돌며 교회를 조직하고 지도자들을 뽑아 세우며 기도와 격려를 중단없이 하였습니다. 이러한 예수운동의 활력으로 거대한 세상의 힘인 로마제국을 두려움에 떨게 하였고, 마침내 “세상을 이겼다”(16:33)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성취되었던 것입니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은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에게 참된 평화를 설파하시며 “자, 일어나 가자!”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리고 오늘 우리나라, 우리 교회, 우리 각자에게도 다음과 같이 이 말씀을 외치고 계십니다: “자, 일어나 가자, 한국인들이여!”, “자, 일어나 가자, 나의 교회여!”, “자, 일어나 가자, 나의 사랑하는 벗들이여!”. 이제 나사렛 청년 예수의 힘찬 부르심에 우리모두 “예”하고 응답합시다. 그리고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 내고 벌떡 일어나 청년 예수와 함께 전진합시다.

“자, 일어나 가자!”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우리 대한민국이, 우리 교회가, 그리고 우리 각자가 일어나서 전진할 수 있도록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