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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바닥에서 일어난 반전(反轉)들(가해 연중14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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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연중 14주 월요일(20170710)

창세28:10-22 / 마태9:18-26

일년이 春夏秋冬 사계절로 이루어지듯이, 우리 인간도 어린이-청년-장년-노년이라는 4계절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육신 뿐만 아니라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변화의 폭이 그리 크지 않은 비교 적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 폭이 참으로 드라마틱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우리 자신을 비롯하여 우리 식구, 나와 친한 사람들이 되도록이면 덜 고생하고 비교적 기복이 적은 안정되고 평온한 인생을 살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이런 바램과는 달리 인생의 길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인생의 바닥을 맛보며 절망하기도 하고, 다시 일어설 희망과 용기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우리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극적인 반전을 한 4명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창세기에서 야곱, 복음에서 회당장과 죽은 그의 딸, 그리고 오랫동안 하혈병을 앓던 어떤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가장 어려운 인생의 밑바닥에서 하느님을 만난 반전 이야기입니다.

먼저, 야곱입니다. 오늘날은 많이 약해졌지만, 예전에는 큰 아들에 대한 우선권은 대단했습니다. 더욱이 고대에는 장자의 경우, 모든 집안의 재산과 권리를 승계하는 막강한 부와 권한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방인 여인을 사랑한 큰 아들 에사오를 어머니 리브가가 보기에 영 탐탁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둘째 아들 야곱에게 가문의 정통성을 잇게 계책을 꾸몄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탄로나 에사오는 분노했고, 동생 야곱은 형의 노여움을 피해 무작정 도망쳐야 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것은 사회적 죽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야곱은 뿌리가 뽑힌 사람이고, 아무나 그를 해쳐도 아무런 책임이 없는 짐승과 같은 처지로 전락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처럼 버림받은 야곱은 지쳐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꿈에 하느님께서 그에게 “나는 야훼, 네 할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요, 네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이다(창세 28,13)”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에게서 뿌리 뽑혀 나간 야곱에게 하느님께서 다시 새롭게 이어 주십니다. 야곱의 조상들이 섬겨왔던 하느님께서 직접 그를 복권 시켜 주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생명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이제 하느님은 야곱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 주고 생명의 근거가 되어 주셨습니다. 인간의 추방선고를 뒤집으시는 하느님의 놀라운 반전 선언입니다.

다음으로 복음을 봅시다. 하혈병을 12년이나 앓았다는 것은 당시 수명이 60년이라고 했을 때, 인생의 1/5을 병 중에 시달렸다는 의미입니다. 그 긴 세월 중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그녀에게 예수님은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옷자락에 슬쩍 손을 대었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예수께서 “안심하여라,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마태 9:22)” 오랜 병으로 심신이 망가진 그녀는 주님의 이 한 말씀으로 영육이 회복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당장과 그의 딸을 봅시다. 예수님이 도착하자 딸은 이미 숨을 거두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희망을 포기했습니다. 아무리 예수님이 대단하시다 한들, 어떻게 죽은 사람이 살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끝장난 속에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예수님이 소녀의 손을 잡자 소녀는 곧 일어났던 것입니다.

성서는 이처럼 우리에게 놀라운 반전 이야기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줍니다. 사실 우리의 삶도 성서의 인물들처럼 수없이 많은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되기도 하고, 오랫동안 병으로 앓기도 하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마음과 영혼이 지쳐 있기도 합니다. 참으로 막막하고, 힘들고, 죽을 것만 갔습니다. 그럴 때 주님이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믿고, 의지합시다. 주님은 야곱처럼 우리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때 오셔서 꿈과 희망을 주시고, 다시 살아갈 힘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만일 우리가 하혈병 앓는 여인처럼 옷자락이라도 만질 수 있는 약간의 힘이 있기만 하면, 주님의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제 다 끝났어”라는 절망의 한 가운데 있더라도 주님은 다가 오셔서 우리 손을 잡아 주시고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의 신비요, 이것이 인생을 사는 반전의 맛일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야곱처럼 “참말로 야훼께서 여기 계셨는데도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창세 28:16)”하고 깨닫는 감탄사를 연발할 것입니다.

오늘 이 예배를 통해서 이러한 주님의 은총을 깨닫고, 주님께 감사 드리고, 나아가 우리도 주님을 닮아서 불안과 낙담하고 있는 이웃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주님의 사도들이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