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성공회 칼럼 신자 사역자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과제(2017.9.9.성공회신문)

신자 사역자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과제(2017.9.9.성공회신문)

48
0
공유

신자 사역자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과제

 

오늘날 한국의 모든 교회는 커다란 위기를 겪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더 이상 교회를 주목하지 않으면서 교회는 점점 늙어가고 있다. 많은 교회가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고, 예전의 익숙한 방식에 안주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더 이상 선교를 위해 헌신할 기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거기에다 우리를 포함한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성직자 중심으로 교회를 치리하면서, 교회의 중요한 지체인 신자들이 소극적인 방관자 내지 심지어 ‘소비자’와 같은 모습으로 변질되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우리 교회는 “가서 제자 삼아라”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잘 응답하고자 신자사역자를 양육하기 시작하였다. 서울교구는 이미 4년 전 ‘세실대학’을 설립하여 벌써 2기 졸업생을 배출하여서 일선 교회현장에서 사제와 함께 교회사목의 일꾼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부산교구는 작년부터 ‘디모테오 학교’를 개설하였으며, 대전교구도 올 가을부터 ‘평신도 사목자 양성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처럼 신자 사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들을 힘껏 양육하고, 이들과 협력하여 교회를 성장시키려는 세 개 교구의 선교의지는 협력과 소통을 중시하는 오늘날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동시에 주교를 중심으로 성직자와 평신도가 의회제도를 통해 교회를 함께 치리(治理)하는 성공회 정신과도 부합한다고 하겠다.

그 동안 우리 교회는 여러 교육 및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고양시키는 데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양된 신자들의 열의를 선교와 교회 사목현장에 잘 접목시키지 못했다. 그 결과, 교회현장의 사목에 별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였고, 심지어 교육무용론이라는 회의적인 태도도 생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마태 28:19-20)”라고 하신 말씀은 우리가 반드시 수행해야 할 주님의 선교 명령인 것이다. 세 교구가 신자 사역자를 양성하고 선교와 사목의 동역자로 삼기로 한 것도 바로 이러한 주님의 명령에 응답한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우리 교회의 선교의지가 잘 이루어 지려면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인가?

우선, 교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도 바울이 말씀하신 대로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이다. 사제도, 신자도 모두 그리스도의 지체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교회가 사제들만으로 혹은 일부 신자들 만으로만 치리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각자의 낡은 사고방식과 태도에서 회심의 길로 나와야 한다.

다음으로 신자사역자 교육과 졸업 이후의 과정이 필요하다. 신학생이 서품을 받아 성직자로서 교회에서 쓰임을 받듯이, 신자 사역자 역시 졸업과 안수 이후, 교회 공동체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구와 신자 사역자를 선발한 각 교회지체들이 이들을 선교의 동역자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맞아 들이고, 지속적으로 돌보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겠다.

마지막으로 신자 사역자들이 그리스도의 겸손한 마음을 본받아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사실 이러한 덕목은 ‘제2의 그리스도(Alter Christus)’라고 불리는 사제들에게 특별히 요구되는 것이지만, 오늘날 사제와 함께 선교 동역자로 일할 신자 사역자들에게도 사제들 못지않게 요구되는 덕목인 것이다. 이처럼 사제와 신자 사역자 모두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다(필립 2:7)”는 예수님을 닮아야 교회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신자 사역자 양성과 사역을 활성화 하려는 세 교구의 선교노력을 통해 우리 교회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등불을 비추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