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묵상/영성/전례 架上七言: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요한 19:27)

架上七言: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요한 19:27)

172
0
공유

第三言: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요한 19:27)

이경래(베드로) 신부

Mater Dolorosa! 고통의 어머니 마리아여!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입었다는 것이 이렇게 모진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가브리엘 천사가 왔을 때, 응답하지 않았을 것을…… 나자렛 산골 순박한 젊은 여인이 짊어지기에 십자가의 길은 너무도 가혹하기만 합니다. 시므온 노인의 예언처럼 당신의 생애는 예리한 칼로 찔리듯 아픔과 슬픔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엄청난 하느님의 구원사역을 어찌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당신은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신비를 온전히 마음으로 간직하고 담아 내셨습니다.

회상해 봅니다. 당신의 아들 예수께서 12살 되던 해, 순례행렬에서 아들을 잃고서 사흘 밤낮으로 찾아 헤매다 찾았을 때, 아드님으로부터 “왜, 나를 찾으셨습니까? 나는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습니까?”(루가2:49)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당혹스러우셨습니까?

장성한 다음, 아드님께서 하느님 나라 선포를 위해 집을 떠나 이 고을 저 고을로 다니실 때, 얼마나 보고 싶으셨습니까? 그래서 만나고 싶어 찾아 갔을 때, 아드님께서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라고 하시며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곧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마르3: 31-35 참조)라는 말씀에 母子의 情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서운함을 느끼셨겠지요?

그런데, 오늘 내 몸으로 낳고, 온 몸으로 키워낸 당신의 아들, 예수께서 가시관을 쓰고 피투성이가 되어 십자가에 높이 달려 고통스럽게 당신 앞에 계십니다. 아드님이 고통의 비명을 지를 때마다 당신의 마음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집니다.

“하느님! 당신의 은총이 어찌 이리 고통스럽나이까?” 피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를 내려다 보시며 아드님이 말씀하십니다: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나서 제자에게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19:26-27)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라고 하신 아드님의 말씀이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고통의 심연 저 밑바닥에서 하느님께서는 이제 우리를 당신의 가족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들 예수의 몸을 관통한 십자가를 통하여,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의 가슴을 관통해 찌르는 고통을 통하여 은총의 생명수가 우리에게 흘러 들어오길 시작했습니다. 이 은총의 생명수로 인해 절망에 빠진 우리는 살아날 수 있게 되었고, 이제 당신의 아드님을 그리스도로, 당신을 우리의 어머니로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사랑하는 아드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겪으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고통 한 가운데로 오시고, 마침내 고통의 심연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의 신비에 무릎 꿇어 경배와 감사를 드립니다.